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·2026.08.07
안녕하세요
언제나 환자의 건강을 생각하는
강서구 마곡 한의원, 방화경희한의원 박정준 원장입니다.
"우리 어머니가 요즘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세요."
진료실에서 참 자주 듣는 말입니다. 그리고 열에 아홉은 이 말이 따라붙습니다.
"근데 나이 드시면 다들 그런 거 아닌가요?"
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. 오늘부터 석 달 동안 그 틀린 반쪽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.
치매 원인이 지금 어디까지 밝혀졌는지,
그중에 우리가 실제로 손댈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말입니다.
일단 숫자부터 보겠습니다.
국내 치매 환자가 100만 명쯤 됩니다.
65세 이상 열 분 중 한 분입니다.
나이가 올라갈수록 이 비율은 확 뜁니다.
2050년쯤 평균수명이 85~90세가 되면 노년층 두세 명 중 한 명이 겪게 될 거라는 전망도 있습니다.
숫자만 놓고 보면 "역시 나이 문제구나" 싶습니다.
그런데 서울대 의대에서 30년간 치매만 연구했고, 국가치매극복 연구개발사업단 단장이기도 한 묵인희 교수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.
"85세인데도 건강하게 사회 활동을 하시고 여러 친지분들과 즐겁게 생활하시는 분들이 더 많이 계십니다. 치매는 나이가 들면 무조건 드는 병이다 하는 것은 큰 착각이고 오해입니다."
노인성 치매라는 말 때문에 우리는 이걸 그냥 늙어서 생기는 일로 받아들입니다.
흰머리 나고 주름지듯이 뇌도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.
그런데 연구자들이 보는 그림은 좀 다릅니다.
나이가 제일 큰 치매 위험인자인 건 맞습니다.
하지만 유일하지도 않고, 결정적이지도 않습니다.
랜싯이 말한 '45%'
2024년에 세계 3대 의학저널로 꼽히는 랜싯(The Lancet)이 보고서를 하나 냈습니다.
결론은 한 줄로 정리됩니다.
전 세계 치매의 45%쯤은 조절할 수 있는 요인에서 온다. 관리하면 막거나 늦출 수 있다.
절반에 가까운 숫자입니다.
보고서가 꼽은 치매 위험인자는 총 14개 이며, 생애 시기별로 나뉩니다.
중년기 — 비중이 제일 큰 구간
-난청 7%
-고 LDL 콜레스테롤 7% (2024년 새로 추가)
-우울 3%
-외상성 뇌 손상 3%
-신체 비활동 · 당뇨 · 흡연 · 고혈압 각 2%
-비만 · 과도한 음주 각 1%
노년기
-사회적 고립 5%
-대기오염 3%
-시력 저하 2% (2024년 새로 추가)
어린 시절
-낮은 교육 수준 5%
이 목록을 다시 한번 보세요.
나이가 없습니다.
나이는 못 바꾸는 배경이고, 여기 올라온 건 전부 바꿀 수 있는 것들입니다.
랜싯이 45%라는 숫자를 굳이 앞세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.
치매 예방이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항목별 관리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.
중년기 맨 윗줄을 보면 난청이 7%로 최상위권입니다.
귀가 안 들리는 게 뇌와 무슨 상관인가 싶으실 겁니다. 이건 추후에 따로 다루겠습니다.
시력 저하가 2024년에 새로 들어온 것도 꽤 의미가 있는데, 그 이야기도 뒤에서 하겠습니다.
더 눈여겨볼 건 따로 있습니다
노인성 치매라는 이름이 무색해지는 변화가 있습니다.
65세 전에 증상이 나타나는 초로기 치매가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.
묵 교수는 이유를 이렇게 봅니다. 젊을 때부터 혼자 있기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일이 줄어드는 생활, 예전보다 훨씬 센 스트레스, 간편식 위주로 먹다 보니 따라오는 고지혈과 당뇨. 랜싯이 꼽은 치매 위험인자 목록과 그대로 겹칩니다.
발병 나이가 내려간다는 건 나이가 유일한 원인이 아니라는 제일 확실한 증거입니다. 나이 때문이라면 발병이 늦어져야지 빨라질 수는 없습니다. 요즘 65세는 예전 65세보다 훨씬 건강합니다. 그런데도 더 일찍 증상이 나타나는 분이 늘고 있다면, 치매 원인은 다른 데서 찾아야 합니다.
치매에 관련된 연재는 앞으로 이렇게 갑니다
앞으로 10~15편에 걸쳐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.
뇌 안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(그리고 왜 치매 초기 증상이 보일 때는 이미 늦은 것인지)
뇌가 어떻게 스스로를 청소하는지 — 2012년 이후에 완전히 새로 밝혀진 영역입니다
무엇이 그 청소를 방해하는지 — 잠, 자세, 감각, 순환
그 지점에 저희가 어떻게 접근하는지
전부 논문에 근거해서 말씀드리되, 아직 안 밝혀진 건 안 밝혀졌다고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.
치매 정보는 넘치는데 과장된 것도 많습니다.
여기서는 확인된 것과 아직 가설인 것을 매번 구분해 드리겠습니다.
치매가 걱정된다면, 오늘 바로 해보실 수 있는 것
부모님 뵈러 가시면 여섯 가지만 살펴보세요.
치매 초기 증상은 본인이 자각하기가 어렵습니다.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입니다.
그래서 옆에서 알아채는 것이 중요합니다.
1. 기억
>알려드려도 "내가 언제?" "엄마 아까 부엌 갔다 왔잖아" 했을 때 "아, 맞다" 하시면 건망증입니다.
그런데 "내가 언제 그랬어, 그런 적 없어" 하면서 사건 자체를 부정하시면 좀 다릅니다.
2. 계산이 어려움
> 주변에서 제일 먼저 알아채는 신호 중 하나입니다.
시장에서 거스름돈을 제대로 못 챙기시거나, 옆에서 알려준 금액을 잘 인지하지 못하시는 경우입니다.
3. TV·통화 소리가 부쩍 커진 경우
> "뭐라고?", "다시 말해봐"가 잦아지셨다면 살펴볼 만합니다.
난청이 왜 중요한 신호인지는 앞에서 보신 그대로입니다.
4.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, 하려고 하는데 못하는 경우.
> 우울증이면 "다 하기 싫어"입니다.
의욕이 확 없어지는 것입니다. 그런데 하려고는 하시는데 안 되는 것이라면 다르게 봐야 합니다.
5. 성격의 변화
>사소한 일에 갑자기 화를 내시거나 예민해지시는 경우입니다.
6. 냄새, 후각 저하
몇 개가 걸리신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 문진 검사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.
강서구 마곡 한의원
방화동 방화경희한의원에서도 인지 기능 선별검사와 머리와 목 주변의 근육긴장검사를 함께 해드리고 있습니다.
진단을 내리는 검사는 아닙니다.
다만 지금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, 필요하면 어느 병원으로 가시는 게 맞는지 안내해 드리기 위한 것입니다.
지금 어떤 상태인지 모르고서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가 없습니다.
치매 예방에서 제일 중요한 건 결국 시점입니다.
45%가 조절 가능하다는 말은, 조절할 수 있는 시기가 따로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.
다음 편에서는 그 시점 이야기를 정면으로 해보겠습니다.
증상이 보일 때 뇌 안에서는 이미 얼마나 시간이 지나 있는지,
그리고 타우단백질에 대한 질문이 "왜 쌓이나"에서 "왜 못 치우나", "어떻게 치우나" 로 바뀌어야 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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